"상자 밖에 있는 사람." 어딘가 제목부터 어색한 내용입니다. 저만 그렇게 느끼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딘가 와닿지 않는 제목임에는 틀림없었습니다. 몇 번씩 제목을 보면서도 자주 이름을 잊고 까먹는 것을 보면 개인적인 임팩트가 별로 없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차라리 영어 제목을 직영했으면 어떨까 싶기도 합니다. "How to be a better people." 심플하고 자극적이지도 않습니다. 아마도 번역 상에 호기심을 자극할 만한 내용으로 타이틀을 만들다 보니 이런 제목이 나온게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내용은 꽤 좋았습니다. 최근에 접한 자기계발서 가운데 상당한 철학과 사상이 담겨 있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이 책에 관계에 대한 감수성이 담겨져 있다는 것입니다. 사실 자기계발서의 특징 중에 하나인 이론-실천-습관의 형식의 메뉴얼이 아닌 스토리텔링의 방식을 차용해서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흥미를 잃지 않도록, 그리고 관계에 대한 감수성을 자극하도록 구성해 놓았다는 점에서 매우 가치 있는 그리고 베스트 셀러라고 할 만큼 괜찮은 책이었습니다.
책의 핵심 인물은 네 명정도로 추려집니다. 톰, 버드, 케이트, 루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인공은 톰이며 잘 나가는 회사 <재그럼>에 입사한지 한 달 정도 된 임원급 직원입니다. 하지만 톰은 능력에 비해 일하는 방식과 소통에 있어 큰 문제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관계의 문제였습니다. 일하는 방식과 관계의 문제에 있어 부서내 업무 효율을 떨어뜨리고 창의력 제한하며 부서의 분위기를 험악하게 만드는데 앞장섰습니다. 물론 가장 큰 문제는 이 모든 원인의 시작이 바로 <자기 자신>에게 있다는 사실을 까마득하게 모른다는데서 부터 출발합니다. 톰 한 사람으로 인하여 많은 직원들이 악 영향을 받고 있었습니다. 톰은 그런 자신에게는 아무런 잘못이 없으며 무능력하고 일하기 싫어하는 직원들에게 전적인 원인이 있다고 생각하고 지냅니다.
이런 사실을 알고 있었던 부사장 버드, 루, 케이트 사장은 톰과의 대화를 시도합니다. 그리고 그 대화는 <자기 자신을 관철> 시키는 대화로 이루어집니다. 이 책의 핵심은 바로 이것입니다. <나를 알자>, <나도 사실 문제가 많다>는 것을요.
책의 스토리는 전반적으로 톰의 부적절한 사고방식 (인지왜곡)으로 부터 출발하는 <투사적 동일시>와 같은 자기 자신의 방어기제를 전반적으로 다루는 내용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습니다. 재미있게 읽으면서 기억에 남았던 것은 심리학적 용어를 방대한 분량에 이야기를 담아 설명한 것이 이토록 재미있을 수 있었다는 점과 ㄸ?ㅏㄱ?딱하게만 느껴질 수 있는 용어들을 주인공들의 삶에 녹여내었다는 점에서 흥미를 느꼈습니다.
제가 정리하면서 느꼈던 책의 핵심적인 키워드는 이렇습니다.
1) 세멀바이즈 (Ignaz Semmelwies) (p.44) "문제는 자기 안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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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0년대 중반 유럽사람으로 산부인과 의사이다. 오스트리아 비엔나 종합병원 소속. 문제는 이 병원의 분만실에 있던 여성들의 사망률이 끔찍하게 높았다는 것. 세멀바이즈는 그 이유를 밝히려 했던 의사였다. 임산부들 사이에서는 악명높은 병원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세멀바이즈가 담당했던 병동에서만 유독 사망률이 높아지자 그는 다양한 원인을 찾던 중 (모든 것을 다 시도해봄) 자신이 3개월 동안 병원을 비우자 담당 병동구역의 사망률이 낮아졌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연구 결과 의사들의 시체 해부가 산욕열의 원인일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다. 세균에 의한 감염으로 산모들의 사망률이 높았던 것이다.
2) 자기배반 (p.138, 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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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다른 사람을 위해 내가 해야 한다고 느끼는 것에 반하는 행위를 '자기배반'이라고 부른다.
2.2. 내가 자기배반할 때, 나는 자기배반을 정당화시키는 방식으로 세상을 보기 시작한다. (자기 합리화)
2.3 자신을 정당화시키는 방식으로 세상을 볼 때, 사실을 보는 나의 시각은 왜곡된다. (인지왜곡, 부조화)
2.4 자기배반할 때, 나는 상자 안에 들어가게 된다. (내적세계)
2.5 시간이 지나면서 어떤 상자들은 나의 특성이 되고 일상적으로 나는 그 상자들을 지니고 다닌다.
2.6 내가 상자 안에 있음으로 인하여, 나는 다른 사람들도 상자 안에 들어가도록 이끌게 된다. (낮은 차원의 의식으로 이동)
2.7 상자 안에서 우리는 서로 잘못 대하는 것을 부추기고 상호 정당화를 얻게 된다. 우리는 서로에게 상자 안에 머물기 위한 이유를 주도록 공모(동일시) 한다.
3) 자기기만 (p.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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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기만은 필연적인 결과를 낳게 된다. 이를 저자는 "상자 안으로 들어가게 된다."라고 표현하며 동시에 다른 사람도 상자 안으로 들어가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자기기만의 특징은 이러하다. <몰입/헌신의 부족, 참여의 결여, 문제를 야기, 갈등, 동기부족, 스트레스, 팀워크 부족, 험담/나쁜태도, 협력의 부족, 신뢰의 결여, 주인의식 결여, 의사소통 장애> 등이 있다.
4) 상자 안에서 소용 없는 것과 상자 밖으로 나가는 길. (p.227, 244)
상자 안에 갇히게 되면 필연적으로 자기 배반과 자기 기만이 연속으로 일어나게 된다. 사람들은 상자 밖으로 나오기 위해서 아래와 같은 다양한 방식을 추구하지만 이 방법으로는 상자 밖을 나갈 수 없게 된다. 이러한 내용들은 다소 내게 새롭게 다가왔고 상담에 있어 한계를 보여주는 측면에서 코칭을 할 때, <관조>에 해당하는 장면이 아닌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자기 중심적인 노력은 그것을 어렵게 만든다. 철저하게 관계 안에서 성장하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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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다른 사람들을 변화시키려고 하는 것
4.2 다른 사람들에게 "맞춰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라
4.3 두고 떠나기
4.4 커뮤니케이션
4.5 새로운 기술이나 테크닉 활용하기
4.6 나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것
4가지 키워드를 뒤로하고 그러면 어떤 결론을 맺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듭니다. <상자 밖으로 나오는 방법>이 이 책의 결론입니다. 저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다시 말해 상자 밖으로 나간다는 것은 나와 같지 않은 사람, 종교, 문화 등이 다른 사람들에 대한 편견을 버리는 것을 의미합니다. 상대방을 함부로 판단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들ㅇ 가지고 있는 긍정적인 것과 가능성에 동기를 부여하며, 훨씬 존중하는 마음으로 대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내가 한 인간으로서 당연히 가지는 '기본적인 책임'이 만족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만족감이 커질수록 당신은 다른 사람을 수용할 수 있는 역량과 당신의 그릇이 커질 것이니다. (p.244)
가장 인상깊게 보았던 점은 상자 밖으로 나가는 길에 대해서 항상 무엇을 해야만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할 수 있고, 또 해야 된다고 생각하는 작은 것부터 실천하는 것이라는 의미있는 말이었습니다. 오늘날의 시대와 코드가 비슷한 맥락의 워딩일 수 있겠다는 생각과 동시에 과연 이 내용이 교회와 행정시스템에 적용될 수 있겠느냐는 질문이 자연스레 떠올랐습니다.
진정한 나라는 존재는 내 안에서 홀로 있거나 스스로 만들어지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그것은 오직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서 만들어 집니다. 인생의 가장 큰 도전은 상자 밖에서의 '관계'인 것입니다. 가능한한 최선을 다해 행하되 '지혜롭게 순리대로' 행해야 한다는 저자의 말에 크게 공감했습니다. 질서 안에서 부지런히 행하면 우리의 존재감은 날로 새롭게 성장할 것입니다.
아무리 잘못한 사람이라도 비난 할 때 자기 자신의 마음의 동기를 살펴보는 행동이 상자 안으로 자신을 밀어내지 않는 최소한의 방식이라는 것입니다. 자기 정당화 합리화로부터의 탈출은 건강한 자아를 만드는 가장 첫번째 지름길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습니다. 리더십은 자기 자벌성을 전제로 한다는 사실을, 나도 누군가에게 리더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되겠습니다.
변혁적 리더십이란 <이상적 영향력, 영감적 동기부여, 개별화된 배려, 지적자극>으로 구성되며 조직구성원의 사기를 고양시키기 위해 비전과 공동체적 사명감을 강조하고 개인적인 이해 관계를 넘어서 조직의 기대 이상의 성과를 달성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 한다. 상자 밖으로 이끄는 과정을 통해 개인과 조직의 질적인 변화를 추구함.
생각하는 방식, 평가하는 방식, 보고하는 방식, 일하는 방식 등 모든 일상생활에서 우리의 강점을 더욱 개발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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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부당한 일들을 바로 잡는데 있어서 기꺼이 마음을 열었는지 닫고 있었는지 숙고해보기를 바랍니다. 당신은 무언가 개선해야 한다고 느꼈을 때 그것에 필요한 것을 배우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했는지, 관심과 열의를 갖고 사람들에게 가르쳐 주었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세요. 당신이 맡은 일에 변명 없이 충분히 책임감을 가지고 일을 했는지, 일이 막상 잘못되어 갈 대 그에 따라 책임있게 행동했는지 아니면 다른 누구에게 책임을 전가했는지, 문제를 발견했을 때 해결을 회피하는 대신에 신속히 해결책을 찾도록 했는지를 생각해보세요."
책을 정리하며 느낀 점은 내용이 유익했다는 것과 더욱 중요한 것은 적용과 실천이라는 것입니다. 자기 합리화, 투사적 동일시 등 심리학적 방어기제들을 리더십과 경영이라는 차원에서 적절하게 잘 적용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더불어 이 책의 내용들을 삶에서 습관화 시켜 적용해보고자 하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여러분도 경험해보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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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학습자료
1) 자기 배반은 자기기만과 '상자' 안으로 이끈다.
2) 상자 안에 있을 때, 당신은 결과(성과)에 집중할 수 없다.
3) 당신의 영향력과 성공의 크기는 얼마나 상자 밖에 존재하느냐에 달려 있다.
4) 다른 사람들에게 저항하는 것을 그만둘 때 당신은 상자 밖에 있게 된다.
2. 실천하기
1) 완벽해지려고 노력하지 말고 지금보다 더 좋아지려고 노력하라.
2) 아직 학습내용을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 '상자'나 기타 단어들을 사용하지 마라. 다만 당신 자신의 삶에서 그 원리를 적용하라.
3) 다른 사람들의 상자를 찾지 말고, 먼저 자신의 상자를 찾아라.
4) 다른 사람들이 상자 안에 있다고 힐난하지 말고, 당신이 상자 밖에 있도록 노력하라.
5) 당신이 상자 안에 있다는 것을 발견했을 때 자신에 대해 폭하지 마라. 계속 노력하라.
6) 당신이 상자 안에 있다는 것을 부인하지 마라. 사과하고, 계속해서 전진 하라.
7) 다른 사람들이 잘못하고 있는 것에 초점을 맞추지 마라. 그들을 돕기 위해 당신이 올바르게 행할 수 있는 일에 초점을 맞춰라.
질문하기
1. 어떤 조직에서 어떤 생각과 느낌을 갖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갖는가?
2. 포스트 모던 시대에 <자기 존재감>이 중요하게 여기는 흐름 속에 <자기 객관화>가 얼마나 경쟁력을 갖겠는가?
3. 교회 안에서 복음이 갖는 메시지가 자기 배반과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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